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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6년 10월 10일

생리통, 그냥 참을 일이 아닙니다 — 원발성·속발성 감별과 한방 접근

이승환
의료 감수 이승환 대표원장

핵심 요약(TL;DR) "생리통은 원래 참는 것"이라 여기는 분이 많지만, 생리통은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진통제로만 덮어 두는 동안 원인은 그대로 쌓이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생리통은 골반에 기질적 이상이 없는 원발성과, 자궁내막증·자궁근종·자궁선근증 같은 원인이 있는 속발성으로 나뉩니다. 진통제 없이는 못 견디거나, 생리 1~2주 전부터 아프거나, 생리가 끝나도 통증이 남는다면 진통제 뒤에 숨은 원인을 감별해야 합니다. 한의학은 "통하면 아프지 않고 막히면 아프다(통즉불통·불통즉통)"는 관점에서 막힌 기혈을 풀어 자궁 혈류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안녕하세요, 한방부인과 전문의 이승환입니다. "매달 생리통이 심한데 진통제로 겨우 버틴다, 원래 다들 참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냥 참으시면 안 됩니다. 생리통은 몸이 보내는 신호이고, 그 신호를 진통제로만 덮는 동안 원인은 그대로이거나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생리통은 무엇이고, 왜 생길까요?

생리통은 생리를 하는 여성의 약 50%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며, 어느 유형인지 파악하는 것이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원발성(일차성) 생리통은 골반에 기질적 이상 없이 나타납니다. 자궁 내막에서 만들어지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늘면서 자궁 수축이 강해져 통증이 생깁니다. 대개 초경 후 1~2년 안에 나타나고, 생리 시작 후 3~4일이 지나면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속발성(이차성) 생리통은 자궁이나 골반에 기질적 원인이 있는 경우입니다. 자궁내막증·자궁근종·자궁선근증 등이 있으면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이 더 늘어 원발성보다 통증이 강합니다.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통증이 시작되고, 생리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통제만으로 괜찮을까요?

원발성 생리통은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는 진통제(NSAIDs)로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발성 생리통은 단순히 프로스타글란딘을 억제하는 진통제만으로는 좋아지지 않습니다. 즉 진통제가 있어야만 버티는 생리통, 매달 강도가 비슷하거나 점점 심해지는 생리통, 생리가 끝나도 남는 통증이라면 진통제 뒤에 숨은 원인을 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
  •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하복부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
  • 생리가 끝난 뒤에도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
  •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덩어리가 섞이는 경우
  • 매달 진통제 용량이 늘어가는 경우

한의학은 생리통을 어떻게 볼까요?

한의학은 생리통을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 — 통하면 아프지 않고 막히면 아프다 — 는 관점으로 봅니다. 자궁과 골반으로 흘러야 할 기혈이 어떤 이유로든 막혔을 때 통증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강물이 막히면 그 압력이 주변을 밀어붙이듯, 자궁 안 기혈이 막히면 그로 인해 통증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진료실에서 보이는 양상은 대체로 네 가지입니다.

양상 특징
한응혈체(寒凝血滯) 찬 기운이 자궁에 들어와 혈이 정체된 경우. 생리혈이 어둡고 덩어리가 있으며,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조금 완화. 아이스 음료·냉방 노출이 많은 분에게 흔함
기체혈어(氣滯血瘀) 기운이 막혀 혈이 정체된 경우. 생리 전 가슴 답답함·유방통, 어두운 색과 덩어리. 스트레스·긴장이 많은 분에게 흔함
기혈양허(氣血兩虛) 기와 혈이 모두 부족해 자궁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 묵직하고 뻐근한 통증, 적은 생리량, 생리 끝나갈 때 더 아픔. 만성 피로·빈혈 경향에 흔함
어혈(瘀血) 오래 정체된 혈이 자궁에 쌓인 경우. 강하고 찌르는 통증, 두드러진 덩어리. 속발성 중 자궁내막증·자궁선근증이 있는 분에게 많음

한의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생리통 한방 치료는 한약을 중심으로 침·뜸을 보조로 병행합니다.

한약이 핵심입니다. 어혈을 풀고 기혈 순환을 개선해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방향으로 처방이 구성됩니다. 뿌리가 되는 한응혈체·기체혈어·기혈양허·어혈 양상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므로, 같은 생리통이라도 본인 양상을 먼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침은 자궁과 골반강의 혈류를 직접 자극하는 방향으로 씁니다. 생리 주기에 맞춰 생리 전에 집중적으로 받으면 프로스타글란딘 과분비를 줄이고 자궁 수축 강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막힌 경혈을 풀어 주는 방식이라 한약과 병행할 때 더 효과적입니다.

뜸은 특히 한응혈체 양상, 즉 찬 기운이 자궁에 쌓인 유형에서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아랫배와 관련 경혈에 온기를 직접 전해 차가운 혈을 풀고 자궁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생리통과 함께 아랫배·손발 냉증이 심한 분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진통제가 효과 있는데도 한방 치료가 필요할까요? 진통제가 듣는다는 건 원발성 생리통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다만 진통제는 매달 프로스타글란딘 작용을 억제할 뿐, 왜 그것이 과도하게 분비되는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한방부인과는 기혈 순환을 개선해 프로스타글란딘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환경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하므로, 매달 진통제를 드셔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면 한 번 진료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Q2. 생리통이 심하면 나중에 임신이 어려워지나요? 원발성 생리통 자체가 임신을 어렵게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속발성의 원인이 되는 자궁내막증·자궁선근증 등은 난임과 연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생리통을 방치했을 때의 위험은 생리통 자체보다 그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는 원인 질환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한약이 생리통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나요? 핵심은 "통즉불통", 막힌 것을 여는 것입니다. 어혈을 풀고 기혈 순환을 개선해 자궁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방향으로 처방하되, 한응혈체면 찬 기운을 몰아내고 혈을 따뜻하게 돌리는 방향, 기체혈어면 막힌 기운을 풀어 주는 방향, 기혈양허면 부족한 기혈을 채우는 방향으로 각각 다르게 접근합니다. 방향은 진맥과 상담으로 본인 양상을 정확히 파악한 뒤 결정합니다.

참고문헌

아래는 생리통의 유병률·원발성/속발성 구분 등 의학적 진술에 대한 배경 근거이며, 본문의 변증(한응혈체·기체혈어·기혈양허·어혈)과 처방 판단은 원장의 임상적 접근입니다.

  1. Ju H, Jones M, Mishra G. The Prevalence and Risk Factors of Dysmenorrhea. Epidemiologic Reviews. 2014;36(1):104–113.
  2. ACOG Committee Opinion No. 760: Dysmenorrhea and Endometriosis in the Adolescent. Obstetrics & Gynecology. 2018;132(6):e249–e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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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 이승환 (한방부인과 전문의 제185호) · 발행일: 2026-10-10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실제 치료 방침은 진찰을 거쳐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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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대표원장

한방부인과전문의(제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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